흔히 Caravaggio(카라바조, 또는 카라밧지오)라 알려져있는 이 화가의 본명은 Michelangelo Merisi다. 카라바조는 그의 고향 이름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안성댁'이나 '개성댁'쯤 되는 이름이랄까... -_-a
근데 이사람, 사상이 독특하다. 16차원적 머리랄까.
위에 나오는 그림은 성경에서 이야기를 추출해 그렸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성 도마의 구절을 그린것이다.
예수가 부활 후 제자들을 만났는데 도마는 예수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는 나중에야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내눈으로 안본건 못믿것다' 하고 뻐팅겼다. 그러다가 진짜로 예수를 만나서 심장부근의 창에 찔린 상처를 보고 비로소 믿게된다.
그래서 저 그림의 제목도 '의심하는 성 도마' 이다. 뒤쪽 두 사람은 제자들이고 앞쪽의 두 사람이 예수와 도마라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여기까진 노멀하다. 그런데 도마의 손가락을 보라. 예수의 상처속으로 쑤욱- 들어가있다. 이시대의 상식으로는 성 도마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상처를 올려다보며 '오 주님. 이제 믿겠사옵니다' 해도 될까말까. 하지만 그림에서는 의심하는 눈초리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로 예수 그리스도의 상처에 손을 대고 있다는 말이다. 아니다 대고 있는 정도도 아닌 손가락을 똥침넣듯 쑤욱-.-
도마나 다른 제자들의 모습도 그 시절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 예수님은 물론이고 성인이라도 으레 있는 머리의 빛나는 둥근 원반(광배라고 한다)따위는 생략. 근엄하거나 성스럽거나 잘생기거나 하다못해 깔끔하기라도 해야 될 성인의 얼굴이 마치 옆집 놈팽이 아저씨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로 독창적이고 혁명적이기까지 한 16차원 관광. 이때문에 본의아니게 충격을 먹은 곳은 교황청. 그래서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라바조는 그랬거나 말거나 자신의 그림해석을 지켜나간다.
그에게 주어진 재능은 주제의 독창적인 해석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표현이 더 유명하다고나 할까. 윗 그림은 성 요셉과 아기예수를 그린 그림이다. 거의 모든 부분이 어둡고 아기예수와 요셉의 얼굴만이 촛불 빛을 받아 극적인 느낌을 준다. 카라바조를 빛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한 화가라 칭한다만 나는 이 사람을 어둠을 가장 잘 쓴 화가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은 같은 말이지만. 그는 어둠을 정말 잘 이용했다. 그는 배경부분을 대부분 어둠으로 채우는데 그 느낌이 참 강렬하다. 이런 묘한 느낌때문에 후원은 심심찮게 들어왔다는 사실.
카라바조는 난폭한 기질도 있었고 살인도 저지른 사람이라고 한다. 내생각에 화가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동네에서 완전 불평분자 건달이 되었을꺼다. 성당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를 비웃으면서 "에이, 웃기시네. 성인들이 저렇게 잘 생겼어? 생고생을 다하던 사람들이 옷도 잘 입고 있고. 뭔 그림이 이따구야." 궁시렁거리고 침 찍찍 뱉으면서 돌아다니지나 않았을까 싶다.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