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A70
2004년 봄.
그 당시 한참 디카붐이 불고 있을 때였다. 여러 수동 기능을 포함한 아칠공은 많은 유저들이 선택하던 기종이다. 최고화질이 300만을 조금 넘는데 그걸 가지고 나름 심각하게 사진을 찍어대곤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진에 대한 지식이 전무 한데다가 내수품(일본내에서 파는 상품. 국내 정식수입품보다 싸다. 밀수로 들여오기도...ㄷㄷ)을 사서 매뉴얼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M모드 P모드 둘 다 자동인거 같은데 Auto모드는 뭐고 Tv, Av는 또 뭔지...;; 그땐 세상에서 사진기 들고 다니는 사람은 딱 두종류로 구분했다. 큰 거 들고 다니는 사람, 작은 거 들고 다니는 사람. -_-a
그래도 신나게 사진을 찍었었다. 속초에서는 등대에서 바다를 찍었고 소매물도의 폐허가 된 레이더기지도 찍었다 그리고 구룡포의 손부터 군산의 일몰까지...
사진에 대해 무식하니 용감하게 찍었다.
‘사진 뭐 있나. 갖다 대고 찍으면 되지.’
뭔지는 모르지만 모드도 막 바꿔가면서 찍고 화이트밸런스도 팍팍 바꿔가면서 찍었다. 찍으면 바로 결과물이 보이니 같은 곳에서 맘에 들 때까지 찍었다.
의외로 결과물 중에는 지금 봐도 무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진도 있다.
이 무렵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개념을 본능적으로;; 체득했는데 이런 식이었다.
어두우면 조리개 숫자가 내려가고, 셔터스피드도 내려간다.
밝으면 반대다.
-_-
아 이 얼마나 내츄럴한 지식인가.
소매물도에서 한 컷
Canon A70
2004. sunsetblue
Canon A70
2004. sunsetblue
아무것도 몰랐을 때 이런 사진을 찍었다. 그냥 즐긴다는 거. 그거 무서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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