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릉 보은원의 현칙(玄則)선사가 공부할 때, 처음 청봉(靑峰)선사에게 가서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청봉이 답했다.
“병정동자(丙丁童子)가 불을 얻으러 왔구나.”
현칙이 이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가 정혜(淨慧)선사를 만났는데, 정혜가 그 깨달은 뜻을 따져 물었다. 이에 현칙이 대답하였다.
“병정(丙丁)은 불인데 다시 불을 구한다는 것은, 현칙이 부처인데 다시 부처를 묻는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정혜가 말했다.
“하마터면 놓치고 지나갈 뻔하였군! 원래 잘못 알고 있었구나.”
현칙은 비록 이런 깨우치는 말을 들었으나 여전히 마음은 개운치가 않았다. 물러나 온갖 궁리를 다 해 보았으나 그 현묘한 이치를 알지 못했다. 이윽고 정성을 기울여 가르쳐 줄 것을 부탁하니, 정혜가 말했다.
“그대가 물어보라. 내가 그대에게 말해 주겠다.”
현칙이 이에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정혜가 말했다.
“병정동자가 불을 얻으러 왔구나.”
이 말에 현칙은 활연히 깨달았다.
-김태완, 『마조어록』 머리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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