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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23
제작년
가지고 있던 로모를 팔았다.
그땐 돈이 궁했고, 개인적인 사건도 있어서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그래서 몇몇 카메라를 정리하던 차에 로모까지 팔아버린 것이다.
로모는 나름 매력이 있긴 했지만 나와 끝까지 갈 카메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바디에 이름 없는 렌즈가 달린 그 소련제 카메라는 그렇게 기억 저쪽으로 사라졌다.
그 후 형편이 좀 나아져 여러 가지 똑딱이들을 사 모으고
그들과 함께 여러 장소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로모를 샀다.
여러 똑딱이 카메라들을 쓰면서 로모가 생각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모가 간절했던 대표적인 몇 가지 경우를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셔터스피드 무한대까지 지원
의외로 많은 똑딱이의 셔터스피드는 몇 가지 매뉴얼로만 지원된다. 낮이나 밝은 곳에서 찍는 스냅사진이 주가 되니 그런듯한데.. 개인적으로 밤사진을 매우 즐겨 찍어서 셔터가 1/30 이하까지 지원되는 카메라를 간절히 원했었다.
2. 비교적 초점거리가 가깝다
로모는 최소 초점거리가 0.8m이다. 하지만 대개의 똑딱이는 1m 내외로 지원된다.
아... 가까이 가고 싶지만 가까워질 수 없는 그 안타까움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3. 조리개 선택 가능(LC-A의 경우)
조리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은 심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게 지원 안되는 똑딱이들이 많다.
4.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렌즈가 튀어나와 있거나 렌즈 캡이 있는 똑딱이는 점퍼 주머니에 넣기 부담스럽다. 로모는 그런 점에서 휴대성이 좋다. 게다가 매우 가볍기까지!
5. 생각보다 비네팅이 적다
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내 경우 터널이팩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사진을 많이 만들어주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았을 때 로모의 인기는 한순간에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그 인기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카메라의 성능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회사의 카메라도 아니고 유명한 렌즈도 갖고 있지 않지만
그 때문에 로모는 다른 어떤 카메라도 아닌 ‘로모’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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