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깨고 다시 보충해서 적다++
++일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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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의 초기작인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나 '결혼은 미친짓이다'는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OCN에서 안해주면 안볼꺼다.. 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고 관객이므로 보고싶은 영화만 보고 살란다...
2.여기서는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 이 두 작품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한 세 번 본것같고 비열한 거리는 그정도로 보진 못했다..
3.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다. 내 눈으로 보고 느낀대로 쓴거니까 전문적으로 보거나 남이 봤을때 다른점도 있을듯. 관용적인 자세로 보시길..
유하의 영화는 나에게 '아련함'이라는 한마디로 남는다.
'괴물'같은 CG나 강렬한 주제의 후광이 영화를 뒤덮고 있지도 않고, '친절한 금자씨' 같은 실험정신 충만한 웰메이드 영화도 아니다. 그렇다고 '타짜'같이 탄탄하고 빠른 전개를 가진 것도 아닌, 유하의 작품은 그렇다.
솔직히, 화려한 카메라워킹도 없고 네러티브의 특장점도 없음은 평범한 영화를 뜻하는데..
왜 계속 보고싶은걸까.
말죽이와 비열이는 적어도 '아련함'이라는 정서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련함이라는 것은 향수(鄕愁)와도 맞닿아 있는 말인데.. 도대체 무엇이 아련하단 말인가..?
말죽거리 잔혹사는 간단히 뭉뚱그려 말하면 학원액션물이다. 하지만 조금 정확하게 말한다면 '시대의 향수'다. 끝이 뻔하게 끝났다면 그저 그런 학원액션물이 되었겠지만 뻔하지도 독특하지도 않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은주(한가인)와 현수(권상우)가 버스에서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엔딩신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관객들을 많이 봤다. 왜 마지막에 그렇게 만나고 정처없이 헤어지는가에 대한 불만이랄까..
하지만 그 헤어짐이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가장 강하게 주제를 부각하는 장치라고 말하고 싶다.
유하 감독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싸움의 승자나, 러브라인의 완벽한 결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유하씨의 로망은 제목 그대로 '말죽거리의 잔혹사'였다.
당신이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면 누군가에게, 어떤이에게 한번쯤은 흥미롭게 이야기했음직한 그 시대의 활극에 대한 이야기다. 군부의 통치아래 교련수업을 했고 똑같은 교복을 입고 획일적인 수업을 일삼던 학교라는 억압된 공간에서 작은 청량제 역할을 했을 어떤이가, 또는 누군가가 행했음직한.
바로 그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결말이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 암울한 시기의 전설일 뿐. '정사(正史)'로 기록되지 않은, 구전되어진 말죽거리의 비사(秘史)일 뿐이다. 그냥 한 때 기억했다 사라지는 '그래.. 그런 이야기도 있었지.'하고 회상할 기억일 뿐이다.
비열한 거리는 사실 말죽거리 잔혹사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병두(조인성)는 변변찮은 3류 조폭이며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이 든 녀석이다. 나이도 스물 아홉.. 이제 큰 스폰(스폰서 - 모시는 분? 조폭의 힘이 필요한 재력가를 이야기한다.) 하나 물어서 돈 좀 모아야 되는 시기이다.
산다는 것이 무얼까. 이 3류 조폭은 겨우 발을 디딜만한 오락실 영업권이 다른 놈에게 넘어가자 형님이 모시던 스폰인 황회장을 자기가 잡으려 한다. 황회장이 힘들어하던 검사를 형님 대신 담그며, 심지어는 형님을 배반하며, 형님 배때지에 사시미를 왕복운동하며, 그 스폰을 잡는다. 일만 잘하면 큰거 50개는 떨어진다는 황회장의 말을 생각하면서 미친듯 일을 해댄다.
그의 초등학교 친구 민호(남궁민)는 변변찮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가보다. 민호는 비밀로 해야될 그의 살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는 그대로 영화로 만들어 버린다. 병두는 그래도 친구라며 민호를 감싸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황회장까지 위기를 느낀다. 결국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자 병두는 민호를 죽여버리기로 맘을 정한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뜻밖에도 그와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같은 조직 동생의 사시미칼이다. 황회장은 병두의 오른팔이던 종수(진구)를 협력자로 삼았고 영화감독과는 앞으로 많은 일을 해가고 싶은가보다. 사랑도, 가족도, 돈도.. 아무것도 없다. 비열한 거리속에서 모두 흩어진 꿈과 같은 이야기일 뿐...
마지막 엔딩신에서 스폰서 황회장이 룸에서 노래를 부른다. 위에서 내리는 조명으로 얼굴의 굴곡이 어둡고 무거워 보인다. 그 노래가 흐르는 사이로 민호의 얼굴과 종수의 얼굴이 클로즈 업 된다.. 언젠가는 종수도 자기 부하의 칼에 나자빠질꺼고 민호 또한 만든 영화가 실패한다면 황회장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보이지 않던 권력과 자본의 룰, 황회장의 규칙인지도 모른다..
노래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까지 계속 흐른다.
Alan Parson's Project - Old and 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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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far as my eyes can see
There are Shadows approaching me
And to those I left behind
내가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한
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I wanted you to Know
You've always shared my deepest thoughts
You follow where I go
내 뒤에 남겨진 이들 모두
나는 당신이 항상 내 가장 깊은 생각까지도
나눈 사이였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And oh when I'm old and wise
Bitter words mean little to m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내가 어디를 가도 당신은 따라오죠.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져 세상을 깨닫게 되면
아팠던 말들도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고
가을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 지나갈 거예요.
And someday in the mist of time
When they asked me if I knew you
I'd smile and say you were a friend of mine
And the sadness would be Lifted from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시간까지도 희미해진 언젠가에
사람들이 당신을 알았냐고 내게 물어오면
나는 웃으면서 말하겠죠. 내 친구 중의 하나였다고.
그리고 슬픔이 내 눈가에서 사라질 거예요.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지면
As far as my Eyes can see
There are shadows surrounding me
And to those I leave behind
내가 눈을 뜨고 있는 한
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I want you all to know
You've always Shared my darkest hours
I'll miss you when I go
내 뒤에 남겨진 이들 모두
나는 당신이 항상 내 가장 힘들었던 시간까지도
나눈 사이였음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And oh, when I'm old and wise
Heavy words that tossed and blew me
Lik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내가 떠날 때도 난 당신을 그리워할 거예요.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지면
나를 뒤흔들었던 그 힘든 말들도
가을 바람처럼 날 스치고 지나가겠죠.
And someday in the mist of time
When they ask you if you knew me
Remember that You were a friend of mine
시간까지도 희미해진 어느 날에
사람들이 당신에게 날 아냐고 물어오면
당신은 내 친구였단 사실을 기억하세요.
As the final curtain falls before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As far as my eyes can see
내 마지막 커튼을 닫게 될 때
내가 늙고 좀 더 현명해지면
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한...
아까 이야기했던 '아련함'에 대한 이야기가 덜 끝난것 같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아련함은 위의 내용에서 이야기했던 '시대의 향수'이다. 사실 결말 또한 주제를 부각시키는 장치임과 동시에 '향수'를 나타내는 소재중의 하나인데.. 위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학창시절엔 누구나 한번쯤 애틋한 연애를 해봤거나, 해보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때의 인연이 평생 지속되는 경우는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이다. 사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현수(권상우)와 은주(한가인)같이 하고싶은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스쳐지나간 인연이 더 사실적이며 아련하지 않던가..? 감독은 영화적인 행복과 설레임보다 현실적인 아련함을 택했던 것이다.
'비열한 거리'의 아련함은 다 알다시피 조폭에 대한 아련함이 아니고! 한 인간에 대한 아련함이다. 누구든지 결국 살다가 죽는다. 죽음은 다른 살아있는 이들에게 그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친분이 깊을 수록 그 아련함은 커져간다. 영화에서 종수(진구)가 병두를 처치하고 그의 지갑을 불태울 때 세 장의 사진을 차례로 꺼내본다. 그 세장의 사진이 친구들과 찍은 사진, 가족들과 찍은 사진, 그리고 병두가 사랑했던 현주(이보영)와 같이 찍은 사진이다. 종수는 조금은 씁쓸한 무표정으로 그 사진들을 불속에 넣는다.
가족, 친구, 연인... 바로 병두의 죽음을 가장 슬퍼할 사람들이다. 관객은 여기서 병두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더 진하게 느끼게 된다. 죽어가는 것에 대한 아련함을 증폭하는 트렌지스터같이..
아련하다. 인생이여...